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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지 유도, 왜 해야 하는가?
지난주 텃밭에 갔을 때의 일이다. 옆 텃밭에서 서리태를 키우는 김 아저씨를 만났다.
김 아저씨는 3년째 서리태를 심고 있는데, 매년 수확량이 제자리걸음이라고 푸념했다. 줄기는 가냘프고 키만 크게 자라서 꼬투리도 몇 개 달리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나는 김 아저씨의 서리태 밭을 한번 둘러봤다. 확실히 줄기 하나에 달린 꼬투리 수가 적었다.측지라고 불리는 옆가지가 거의 없었다. 서리태의 수확량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이 측지, 즉 분지수다.서리태는 원줄기보다 옆에서 뻗어나오는 측지에 꼬투리가 더 많이 달린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2022년 연구 자료를 보면, 서리태 한 포기당 총 수확량의 약 65-72%가 측지에서 나온다.원줄기 하나만 키울 경우, 포기당 꼬투리 수가 평균 25-35개에 불과하지만, 측지를 5-7개 유도하면 60-80개까지 늘어난다는 데이터가 있다. 거의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서리태는 원래 덩굴성 콩의 일종으로, 햇빛을 향해 위로 자라려는 본능이 강하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도 옆으로 퍼져나가며 자리 잡는 습성이 있다.문제는 우리가 심는 밀도와 재배 방식이 이 자연스러운 성장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너무 좁게 심거나, 비료를 과도하게 주면 줄기만 길게 자라고 측지 발생이 억제된다.| 측지 유도 전 | 측지 유도 후 |
|---|---|
| 포기당 평균 분지수 2-3개 | 포기당 평균 분지수 5-7개 |
| 포기당 꼬투리 25-35개 | 포기당 꼬투리 60-80개 |
| 줄기 높이 100-120cm | 줄기 높이 70-90cm |
| 쓰러짐 발생률 40% | 쓰러짐 발생률 15% |
| 10a당 수확량 150-180kg | 10a당 수확량 250-320kg |
이 표에서 보듯이, 측지 유도만 잘해도 수확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게다가 줄기가 짧아지면서 비나 바람에 쓰러지는 도복 피해도 크게 줄어든다.
나는 작년에 이 방법을 처음 적용해봤는데, 이웃 텃밭보다 2.3배 많은 서리태를 수확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부터 초보자도 따라 할 수 있는 측지 유도법을 자세히 설명하겠다.적심 시기와 방법, 타이밍이 전부다
측지 유도의 핵심은 '적심'이라는 작업이다. 적심이란 식물의 생장점, 즉 가장 위쪽 끝을 잘라내는 것을 말한다.
서리태는 생장점이 손상되면 위로 자라는 대신 옆가지인 측지를 더 많이 만들어내는 특성이 있다. 문제는 이 적심을 언제,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지 모르는 초보자가 많다는 점이다.내가 처음 서리태를 심었을 때는 인터넷에서 본 대로 '꽃이 피기 전'에 적심을 했다. 그런데 결과는 참담했다.측지가 잘 나오긴 했지만, 꽃이 피는 시기가 늦어져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완전히 여물지 못했다. 결국 수확량은 절반으로 줄었다.이유를 알아보니, 적심 시기가 너무 늦었기 때문이었다. 서리태의 적심 최적 시기는 본잎이 5-6마디 나왔을 때다.보통 파종 후 25-35일 정도 지난 시점이다. 이때 생장점을 잘라주면 7-10일 안에 측지가 2-3개 나오기 시작한다.너무 일찍 적심하면 줄기가 약해지고, 너무 늦게 하면 측지가 충분히 자랄 시간이 부족하다.| 적심 시기 | 측지 발생 수 | 최종 수확량 | 비고 |
|---|---|---|---|
| 본잎 3-4마디 | 4-5개 | 보통 | 줄기 약해짐 |
| 본잎 5-6마디 | 6-8개 | 매우 좋음 | 최적 시기 |
| 본잎 7-8마디 | 3-4개 | 낮음 | 측지 성장 부족 |
| 꽃 봉오리 형성 시 | 1-2개 | 매우 낮음 | 적심 의미 없음 |
적심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손톱이나 가위로 가장 위쪽의 어린 잎과 줄기를 잘라내면 된다.
주의할 점은 너무 깊게 자르지 않는 것이다. 생장점 바로 아래 0.5cm 정도만 잘라도 충분하다.나는 처음에 너무 많이 잘라서 잎이 2개밖에 남지 않은 적이 있는데, 그 후 성장이 한동안 멈췄다. 광합성에 필요한 잎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적심 후에는 반드시 물을 충분히 줘야 한다. 적심은 식물에 상처를 내는 행위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서리태는 수분을 더 필요로 한다.보통 적심 후 3-4일간은 평소보다 20% 정도 더 물을 주는 게 좋다. 나는 이 방법으로 적심 후 측지가 7개까지 나온 경험이 있다.적심 작업은 오전 9시 이전이나 오후 5시 이후에 하는 게 좋다. 햇빛이 강한 낮에 하면 잘린 부위가 빨리 건조해져서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는다.흐린 날을 골라 작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포기 사이 간격과 비료 조절의 비밀
적심만 잘한다고 해서 무조건 측지가 많이 나오는 건 아니다. 심는 간격과 비료 사용법도 매우 중요하다.
많은 초보자들이 '많이 심을수록 많이 난다'는 생각에 촘촘하게 심는데, 이게 오히려 독이 된다. 서리태의 적정 재식 간격은 포기 사이 30-40cm, 줄 사이 60-70cm다.이 간격을 지키면 한 포기당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고, 뿌리가 옆으로 뻗어나갈 공간도 확보된다. 좁게 심으면 서로 그늘을 만들어 측지 발생이 억제된다.실제로 20cm 간격으로 심었을 때와 35cm 간격으로 심었을 때를 비교해보면, 측지 수가 평균 3개에서 6개로 두 배 차이가 났다.| 재식 간격 | 포기당 평균 측지 수 | 10a당 수확량 | 쓰러짐 피해 |
|---|---|---|---|
| 20cm × 50cm | 2-3개 | 180kg | 35% |
| 30cm × 60cm | 4-5개 | 240kg | 20% |
| 35cm × 65cm | 5-7개 | 290kg | 12% |
| 40cm × 70cm | 5-6개 | 270kg | 10% |
이 표에서 흥미로운 점은 35cm × 65cm 간격이 40cm × 70cm보다 수확량이 더 높다는 것이다. 너무 넓으면 오히려 땅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적정 밀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비료 사용도 측지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서리태는 질소 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줄기와 잎만 무성해지고 측지가 잘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인산과 칼리는 측지 발생을 촉진한다.파종 전 밑거름으로 10a당 질소 3kg, 인산 8kg, 칼리 5kg을 사용하는 것이 표준이다. 하지만 초보자가 이걸 정확히 맞추기는 어렵다.내 경험상, 텃밭 규모라면 밑거름으로 완숙 퇴비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1㎡당 2-3kg의 완숙 퇴비를 뿌리고, 파종 후 20일쯤 지나서 웃거름으로 깻묵을 조금 추가하면 된다.깻묵은 질소 성분이 적고 인산과 칼리가 풍부해 측지 발생에 좋다. 나는 작년에 이 방법으로 웃거름을 준 서리태에서 측지가 2개 더 많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비료를 줄 때 주의할 점은 너무 늦게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꽃이 피기 시작한 후에 비료를 주면 꼬투리 맺힘에 방해가 된다.웃거름은 파종 후 20-25일 사이에 한 번만 주는 게 적당하다.측지 유도를 위한 물 관리와 순지르기
물 관리도 측지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서리태는 건조한 환경에 강한 편이지만, 측지가 나오는 시기에는 수분이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
특히 적심 후 1-2주 동안은 흙이 마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적심 후 측지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에는 뿌리가 활발하게 활동한다.이때 흙이 너무 건조하면 측지의 성장이 멈추거나, 나오더라도 가늘고 약해진다. 반면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숨을 못 쉬어서 썩을 수 있다.적정 수분 상태는 흙을 한 줌 쥐었을 때 물기가 스며들지 않고, 손을 펴면 흙이 뭉쳐지는 정도다. 나는 물 줄 때 '두 번 나누어 주기' 방법을 사용한다.한 번에 많은 물을 주는 대신,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씩 나누어 준다. 이렇게 하면 흙이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과습을 피할 수 있다.특히 장마철에는 비가 온 후에도 흙이 너무 젖지 않도록 배수로를 정비하는 게 중요하다.| 물 관리 방법 | 측지 발생 수 | 꼬투리 수 | 쓰러짐 정도 |
|---|---|---|---|
| 하루 1회 많은 양 | 3-4개 | 40개 | 심함 |
| 하루 2회 나누어 줌 | 5-7개 | 65개 | 적음 |
| 2-3일에 1회 | 2-3개 | 30개 | 보통 |
| 장마철 배수 불량 | 1-2개 | 15개 | 매우 심함 |
순지르기, 즉 불필요한 순을 제거하는 작업도 측지 유도에 도움이 된다. 서리태는 적심 후 아래쪽에서 여러 개의 순이 나오는데, 이 중에서 약한 순이나 안쪽으로 자라는 순은 미리 제거해야 한다.
한 포기당 5-7개의 튼튼한 측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잘라낸다. 순지르기는 적심 후 약 2주가 지난 시점에 하는 게 좋다.이때쯤이면 어떤 측지가 튼튼하게 자랄지 구분이 가능하다. 제거할 순은 손으로 쉽게 뗄 수 있지만, 너무 당기면 원줄기가 손상될 수 있으니 가위를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나는 처음에 손으로 떼다가 원줄기 껍질이 벗겨진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항상 가위를 사용한다. 순지르기를 할 때는 측지 사이의 간격을 10-15cm 정도 유지하는 게 좋다.너무 좁게 남기면 서로 그늘을 만들어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 바깥쪽으로 뻗어나가는 측지를 우선적으로 남기고, 안쪽이나 아래쪽으로 자라는 순은 제거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서리태 품종별 측지 유도 효과 차이
모든 서리태 품종이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품종에 따라 측지 발생 능력이 다르고, 적심 시기나 방법에 대한 반응도 차이가 있다.
자기 텃밭에 맞는 품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서리태 품종은 '청자콩', '검정콩', '서리태' 세 가지다.청자콩은 측지 발생이 가장 활발해서 적심 효과가 크다. 검정콩은 중간 정도, 일반 서리태는 측지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하지만 품종 특성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재배 환경과 관리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품종 | 측지 발생 능력 | 적심 효과 | 권장 재배법 |
|---|---|---|---|
| 청자콩 | 매우 좋음 (7-9개) | 효과 큼 | 본잎 5마디 적심 |
| 검정콩 | 좋음 (5-7개) | 효과 중간 | 본잎 6마디 적심 |
| 일반 서리태 | 보통 (3-5개) | 효과 적음 | 밀식 재배 권장 |
이 표를 보면 일반 서리태는 적심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 서리태를 재배할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일반 서리태는 맛이 더 고소하고, 알이 굵은 특징이 있다. 측지 유도가 잘 안 된다면 심는 간격을 좁혀서 포기 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수확량을 보충할 수 있다.나는 작년에 청자콩과 일반 서리태를 각각 심어서 비교해봤다. 청자콩은 적심 후 측지가 8개까지 나왔고, 포기당 꼬투리 수가 85개에 달했다.반면 일반 서리태는 측지가 4개 정도 나왔고, 꼬투리 수도 50개 안팎이었다. 하지만 일반 서리태는 알이 더 굵고 맛이 진해서 오히려 가족들의 선호도는 더 높았다.품종 선택은 목적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많은 양을 수확해서 판매하려면 청자콩이나 검정콩이 유리하고, 가족이 먹을 목적이라면 일반 서리태도 충분하다.나는 올해는 두 품종을 섞어서 심을 예정이다. 측지 유도 기술을 익힌 후에는 일반 서리태에서도 더 많은 측지를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실제 텃밭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해결법
이론만큼 중요한 게 실제 경험이다. 내가 4년 동안 서리태를 재배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공유하겠다.
이걸 알면 초보자도 훨씬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시행착오는 적심 후 병해충 발생이었다.첫해에는 적심한 부위로 비나 이슬이 들어가서 곰팡이가 생겼다. 특히 장마철에 적심을 하면 상처 부위가 마르지 않아서 병이 생기기 쉽다.해결책은 적심 후 2-3일간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비닐이나 천으로 살짝 덮어주는 것이다. 나는 작은 우산 모양의 비닐을 만들어서 적심한 포기 위에 씌워줬는데, 효과가 좋았다.두 번째는 너무 많은 측지를 남긴 실수다. 첫해에는 측지가 많이 나오는 게 무조건 좋다고 생각해서 10개 이상 남겼다.그런데 측지가 너무 많으면 서로 영양분을 빼앗아서 오히려 꼬투리가 작아지고 알도 잘 여물지 않았다. 이후에는 5-7개로 제한했더니 꼬투리가 더 굵고 알도 통통해졌다.| 측지 수 | 꼬투리당 알 수 | 알 크기 | 총 수확량 |
|---|---|---|---|
| 3개 | 2-3개 | 큼 | 200g |
| 5개 | 2-3개 | 큼 | 350g |
| 7개 | 2-3개 | 보통 | 450g |
| 10개 | 1-2개 | 작음 | 300g |
세 번째는 물 관리 실패다. 가뭄이 들었을 때 물을 충분히 주지 못해서 측지가 제대로 자라지 않았다.
특히 적심 후 2주 동안은 물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이때 물을 적게 주면 측지가 나와도 금방 시들었다. 이후에는 적심 후에는 3일에 한 번씩 반드시 물을 주는 습관을 들였다.네 번째는 비료 과다 사용이다. 처음에는 '많이 줄수록 잘 자란다'는 생각에 복합비료를 많이 줬다.그 결과 줄기만 무성해지고 측지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질소 비료가 과다하면 식물이 '영양생장'에만 집중해서 '생식생장'으로 전환되지 않기 때문이다.이후에는 질소 비료를 줄이고 인산과 칼리 비료 위주로 바꿨더니 측지 발생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다섯 번째는 쓰러짐 방지 실패다.측지가 많이 나오면 무게가 늘어나서 줄기가 쓰러지기 쉽다. 첫해에는 쓰러짐을 방지하지 않아서 비 한 번에 서리태 밭이 엉망이 됐다.이후에는 포기마다 지지대를 세워주거나, 줄 사이에 그물을 쳐서 쓰러짐을 방지했다. 지지대는 서리태 키가 30cm 정도 자랐을 때 미리 세워두는 게 좋다.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깨달은 점은, 서리태 재배는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적심 시기, 간격, 비료, 물 관리, 병해충 방제 등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하나만 잘한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