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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인 농장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작년만 해도 매실이 주렁주렁 열리던 나무들이 올해는 앙상한 가지에 병든 잎만 매달려 있더군요.
주인 아저씨가 한숨을 쉬며 말하길, "겨울에 전정할 때 좀 게을렀더니, 봄에 약 치는 시기도 놓쳐버렸어." 이 말을 듣고 있자니, 매실나무 관리는 결국 타이밍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매실나무, 심는 순간부터 승부가 갈린다
매실나무를 처음 심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아무 때나 심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자료를 보면, 매실나무는 11월 중순부터 12월 말 사이, 또는 2월 초에서 3월 초 사이에 심었을 때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늦봄이나 초여름에 심으면 생존율이 60%까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작년 가을, 저도 처음으로 매실나무 두 그루를 심었습니다.11월 첫째 주, 낙엽이 거의 다 진 상태에서 구입한 묘목을 받았죠. 당시 온도는 낮 12도, 밤에는 3도 정도였습니다. 땅이 얼기 전에 서둘러 심었는데, 그 선택이 올해 봄 새순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심을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땅 고르기입니다. 배수가 잘 되는 사양토가 최적이지만, 우리나라 대부분 매실 농가들은 경사지에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실제로 완주군 매실 재배 단지의 사례를 보면, 배수로를 반드시 확보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수확량 차이가 30% 이상 났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심는 과정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준비 단계 | 세부 내용 | 주의사항 |
|---|---|---|
| 장소 선정 | 하루 6시간 이상 햇빛, 통풍良好 | 낮은 지대보다 언덕 중턱 이상 추천 |
| 토양 준비 | pH 5.5-6.5, 퇴비 3kg/m² 혼합 | 배수 불량 시 20cm 높이 두둑 조성 |
| 심는 깊이 | 접목 부위가 지면에서 5cm 위 | 너무 깊이 심으면 뿌리 썩음 |
| 물 주기 | 심은 직후 20L, 이후 3일 간격 | 과습은 뿌리 호흡 방해 |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나무 간격입니다. 주택 마당에 한두 그루 심는 분들은 보통 3-4m 간격을 두는데, 사실 매실나무 성목의 수관 폭이 5m까지 자라는 걸 감안하면 4.5m 이상 띄우는 게 안전합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 시험 결과, 5m 간격으로 심은 나무가 3m 간격보다 10년 차 기준 수확량이 1.5배 많았다고 합니다. 심고 나서 첫 일주일이 진짜 승부처입니다.물을 충분히 주는 건 기본이고, 멀칭을 해주면 잡초도 막고 수분 증발도 막아줍니다. 저는 왕겨를 5cm 두께로 깔아줬는데, 여름에 잡초가 거의 안 올라와서 관리가 확실히 편했습니다.겨울 전정 하나로 내년 수확이 결정된다
매실나무 가지치기를 처음 해보려면 막막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도 첫 겨울에 전지가위를 들고 한참을 망설였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면 원칙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겨울 전정은 12월부터 2월 말까지, 나무가 완전히 잎을 떨군 상태에서 하는 게 기본입니다.농촌진흥청의 매실 재배 매뉴얼에 따르면, 겨울 전정의 주 목적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나무 형태를 잡아 햇빛이 안쪽까지 들게 하는 것. 둘째, 꽃눈이 골고루 달리도록 유도하는 것. 셋째, 병든 가지나 약한 가지를 제거해 영양분을 집중시키는 것. 특히 이 세 번째가 중요합니다.5년생 이상 된 나무에서 병든 가지를 그냥 두면 옆으로 번져서 결국 나무 전체가 망가집니다. 전정할 때 실제로 해보면 '이건 자르고, 저건 남겨야지'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그래서 제가 정한 간단한 기준을 소개하자면, '3F 법칙'입니다. Forked(갈래진 가지), Facing inward(안쪽으로 향한 가지), Frail(약한 가지)를 과감히 잘라내는 거죠.여름 전정은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6월에서 7월, 매실 수확이 끝난 직후에 하는데요, 이때는 겨울처럼 많이 자르면 오히려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 경험상, 여름에는 병든 가지나 부러진 가지 정도만 정리해주고, 너무 웃자란 가지는 끝부분만 10-15cm 정도 잘라주는 게 적당합니다.| 구분 | 시기 | 주요 작업 | 자르는 양 |
|---|---|---|---|
| 겨울 전정 | 12월-2월 | 수형 정리, 결과지 확보 | 전체 가지의 20-30% |
| 여름 전정 | 6월-7월 | 웃자람 억제, 통풍 개선 | 전체 가지의 5-10% |
| 생육기 전정 | 3월-5월 | 새순 조절, 도장지 제거 | 필요 시 소량 |
여기서 꼭 알려드리고 싶은 팁이 있습니다. 전정한 부위에는 반드시 도포제를 발라주세요.
저는 작년에 게을리해서 한 군데를 안 발랐는데, 그 부분에서 탄저병이 시작돼서 결국 1m 정도 되는 가지를 통째로 잘라냈습니다. 톱신페스트 같은 도포제가 시중에 5,000원-8,000원 정도 하니까 부담 없이 구매해서 사용하시길 추천합니다.전정 도구도 중요합니다. 5mm 이하의 얇은 가지는 일반 전지가위로 충분하지만, 2cm 이상 굵은 가지는 절단력이 좋은 각지게 자르는 전지톱이 필요합니다.저는 3만 원짜리 일본산 전지가위를 쓰는데, 3년째 날이 하나도 무뎌지지 않았습니다.병충해 방제, 시기를 놓치면 답이 없다
매실나무 병충해 방제는 마치 타이밍 게임과 같습니다. 1-2주만 늦어도 해충이 번식해 버리면 그해 수확은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충북 음성의 한 매실 농가에서는 2022년에 복숭아순나방 방제 시기를 10일 늦추는 바람에 전체 수확량의 40%가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건 월동 해충입니다.2월 말에서 3월 초, 매실나무가 아직 잎을 내기 전에 석회유황합제를 뿌려야 합니다. 이 약은 직접 만들어도 되고 시중에 1리터당 5,000-7,000원에 판매합니다.저는 보통 20리터 들이를 사서 희석해서 쓰는데, 10그루 기준으로 2년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화기 이후인 5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병해충 관리가 시작됩니다.특히 탄저병은 장마철에 기승을 부리는데, 예방이 최선입니다. 제가 경험한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2021년 장마가 길었을 때 탄저병 예방약을 한 번도 안 친 농장과 2주 간격으로 친 농장의 차이는 컸습니다.전자는 수확한 매실의 60%가 썩어서 버렸지만, 후자는 10% 미만이었습니다. 병충해 종류별로 방제 시기와 약제를 정리해봤습니다.| 병해충 | 발생 시기 | 주요 증상 | 추천 약제 | 방제 주기 |
|---|---|---|---|---|
| 탄저병 | 6월-8월 | 잎에 갈색 반점, 과일 썩음 | 디페노코나졸, 만코제브 | 10-14일 |
| 검은무늬병 | 5월-7월 | 잎에 검은 원형 반점 | 테부코나졸 | 14일 |
| 깍지벌레 | 4월-9월 | 가지에 하얀 깍지, 수세 약화 | 클로르피리포스 | 월 1회 |
| 복숭아순나방 | 5월-8월 | 새순 시듦, 과일 속 애벌레 | 페니트로티온 | 7-10일 |
약을 칠 때는 반드시 방제복과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저도 처음에는 대충 입고 뿌렸다가 피부가 따가워진 적이 있습니다.
약제를 고를 때는 같은 계열의 약을 계속 쓰면 내성이 생기니까, 2-3가지 다른 계열의 약을 돌려가며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저만의 방제 달력을 하나 공유하자면, 2월 말 석회유황합제(월동 해충) → 4월 초 개화 전 살충제(진딧물 예방) → 5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2주 간격 탄저병 약제+살충제 혼합 살포 → 10월 수확 후 석회보르도액(겨울 준비) 순서로 진행합니다.이 방법으로 3년째 큰 피해 없이 수확하고 있습니다.비료 주는 기술, 많이 준다고 좋은 게 아니다
매실나무에 비료를 주는 걸 두고 많은 분들이 '많이 주면 많이 열리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과비(過肥)가 오히려 해가 됩니다.
질소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잎만 무성해지고 열매는 적게 달리거나, 열려도 당도가 낮아집니다. 작년에 제 지인이 한 실험을 소개하자면, 10년생 매실나무 10그루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표준량(질소 200g/그루)을 주고, 다른 쪽은 1.5배(300g)를 줬습니다.결과는 어땠을까요? 표준량을 준 쪽이 오히려 수확량이 15% 더 많았고, 당도도 평균 0.8브릭스 높았습니다. 질소가 많으면 과육보다 껍질과 씨앗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비료 주는 시기는 크게 세 번으로 나눕니다. 첫 번째는 3월 초, 꽃눈이 트기 직전입니다.이때는 질소 성분이 많은 요소비료나 복합비료를 줍니다. 두 번째는 6월 중순, 열매가 굵어지는 시기인데, 이때는 인산과 칼륨 위주로 줘야 열매가 알차게 영글어요.세 번째는 9월 말 수확 후, 내년을 위한 회복 비료입니다.| 시기 | 비료 종류 | 성분 비율(N:P:K) | 사용량(성목 기준) |
|---|---|---|---|
| 3월 초 | 요소 또는 복합비료 | 21:0:0 또는 10:10:10 | 200-300g/그루 |
| 6월 중순 | 인산칼륨 비료 | 0:10:20 | 150-200g/그루 |
| 9월 말 | 퇴비+복합비료 | 유기물+5:5:5 | 퇴비 5kg+복합 200g |
비료를 뿌릴 때 중요한 건 위치입니다. 나무 밑동 바로 옆에 뿌리면 오히려 흡수가 잘 안 됩니다.
나무 수관(가지 끝부분) 아래에 해당하는 넓이로 골고루 뿌려줘야 뿌리가 영양분을 흡수하기 쉽습니다. 저는 수관 끝에서 30cm 안쪽으로 둥글게 고랑을 파고 비료를 뿌린 다음 흙을 덮어줍니다.비료와 함께 알아둬야 할 게 물 관리입니다. 장마철이 아닌 봄이나 가을에는 2주에 한 번 정도 충분히 물을 줘야 하는데, 한 번 줄 때 30리터 이상은 줘야 뿌리까지 스며듭니다.저는 비가 5일 이상 안 오면 무조건 물을 줍니다.계절별 관리 달력, 이거 하나면 끝
매실나무 관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계절별 달력을 만들어봤습니다. 이 달력을 인쇄해서 작업실이나 창고에 붙여두면, 해마다 '이번 달엔 뭘 해야 하지?' 하고 헤매는 일이 없을 겁니다.
1-2월: 겨울 전정이 이뤄지는 시기. 낮 기온이 영상 5도 이상일 때 작업하는 게 좋습니다. 너무 추울 때 자르면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요.전정 후 도포제 바르는 것도 잊지 마세요. 3월: 석회유황합제를 뿌리고 밑거름을 줍니다.이때 매실나무 꽃눈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는데, 만약 늦서리가 예보되면 부직포로 나무를 덮어주는 게 좋습니다. 4-5월: 개화기이면서 진딧물이 가장 성하는 시기. 개화가 완전히 끝난 후에 약을 쳐야 꽃가루받이에 지장이 없습니다.6-7월: 매실 수확과 여름 전정. 수확은 6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인데, 완전히 익기 전에 따는 게 매실청이나 매실주 담그기에 좋습니다. 8-9월: 탄저병이 가장 극성인 시기. 장마가 끝난 후에도 방제를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9월 말에는 가을 비료를 줍니다. 10-11월: 낙엽이 지기 시작하면 병든 가지와 낙엽을 깨끗이 치워줘야 합니다.이렇게 하면 겨울을 나는 해충의 서식처를 없앨 수 있습니다. 12월: 월동 준비. 뿌리 부분에 짚이나 왕겨를 덮어주면 동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특히 3년생 이하 어린 나무는 냉해에 취약하니까 꼭 해주세요.마무리하며
매실나무 관리는 처음에는 복잡해 보여도, 한 해만 제대로 cycle을 따라가면 그다음부터는 몸이 기억합니다. 저도 첫해에는 달력 보고, 인터넷 검색하고, 주변 농가에 전화하면서 정신없었는데, 지금은 손이 알아서 움직입니다.
올해 매실 수확량이 작년보다 20% 늘었다는 걸 보면, 이 모든 수고가 헛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딴 매실로 청을 담그고, 장아찌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여러분도 지금부터 준비하시면 내년 여름, 주렁주렁 열린 매실을 보며 뿌듯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달력을 벽에 붙이고, 다음 달에 할 작업을 메모하는 겁니다.그게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