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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콩, 왜 지금이야말로 심어야 할까?
지난주에 동네 텃밭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옆 구역에서 일하시던 김 아저씨가 호랑이콩을 4월 초에 심었다가 거의 다 망친 것이다.
"올해는 유난히 봄이 일러서 서둘렀는데…"라며 한숨을 쉬시더라. 싹이 트지 않은 자리, 겨우 올라왔지만 웃자란 모종들… 보는 내가 다 안타까웠다. 호랑이콩, 이름만큼이나 까칠한 녀석이다.겉모습은 호랑이 무늬처럼 화려하지만 재배 조건을 제대로 맞춰주지 않으면 정말 고약하게 군다. 특히 심는 시기 하나만 잘못 잡아도 수확량이 확 떨어진다는 사실,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다.우리나라 기상청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4월 평균 기온이 0.8도 상승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 차이 아닌 것 같지만, 호랑이콩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다.씨앗이 발아하는 데 필요한 최저 기온이 12도인데, 이게 맞춰지지 않으면 씨앗이 땅속에서 썩어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호랑이콩을 처음 심었던 건 5년 전이었다.당시 인터넷 검색만 믿고 4월 중순에 바로 직파했는데, 결과는 처참했다. 30개 심어서 고작 8개만 싹이 텄다.그 뒤로 제대로 공부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땅 온도'가 핵심이란 걸.호랑이콩은 겉보기와 달리 생각보다 예민하다.
특히 온도 변화에 민감해서, 12도 이하에서는 발아율이 40%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적정 온도(15-20도)에서 발아율이 90%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구분 | 발아율 | 수확량(10a당) | 생육기간 |
|---|---|---|---|
| 12도 이하 파종 | 35-40% | 80-100kg | 130-140일 |
| 12-15도 파종 | 60-75% | 120-150kg | 110-120일 |
| 15-20도 파종 | 90% 이상 | 180-220kg | 90-100일 |
| 20도 이상 파종 | 85-90% | 160-190kg | 85-95일 |
표에서 보는 것처럼 15-20도에서 심었을 때 수확량이 가장 많다. 단순히 '봄에 심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특히 올해처럼 변덕스러운 날씨에는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언제 심는 게 가장 좋을까?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내 경험상 중부 지방 기준으로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가 가장 무난하다.다만, 기상 예보를 꼭 확인해야 한다. 늦서리가 내리는 해에는 5월 초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호랑이콩이 '일장'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낮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덩굴이 더 많이 자라는데, 너무 일찍 심으면 일조량이 부족해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다.반대로 너무 늦게 심으면 여름 더위에 꽃이 떨어져 버린다.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게 있을 거다."그럼 파종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지?" 맞다, 시기만큼 중요한 게 바로 방법이다. 씨앗을 그냥 땅에 던져 넣는다고 다 자라는 게 아니니까.씨앗 파종, 이렇게만 하면 실패 없다
작년 봄, 지인 한 분이 호랑이콩을 심겠다며 전화가 왔다. "그냥 흙에 쑥 넣으면 되지?"라고 묻길래, 나는 급히 달려가서 직접 시범을 보여줬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씨앗 파종을 너무 대충한다. 콩류는 발아 조건이 까다로워서 제대로 심지 않으면 썩거나 새 먹이가 되기 십상이다.호랑이콩 씨앗을 직접 파종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깊이'다. 씨앱 두께의 2-3배 깊이로 심으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정확한 기준이다.호랑이콩 씨앗 크기가 보통 1-1.5cm 정도니까 심는 깊이는 2-4cm면 적당하다. 너무 얕게 심으면 새나 까치가 쪼아 먹고, 너무 깊게 심으면 떡잎이 흙을 뚫고 나오지 못해 썩는다.내가 실패했던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5cm 깊이로 심었더니 2주가 지나도 싹이 안 나더라. 파보니 씨앗이 이미 썩어 있었다.심는 간격도 놓치면 안 되는 포인트다. 호랑이콩은 덩굴성 작물이라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보통 50cm 간격으로 심는 게 일반적인데, 솔직히 말하면 이건 최소한의 기준이다. 경험상 60-70cm 간격으로 심었을 때 수확량이 더 좋았다.왜 그럴까? 덩굴이 서로 엉키지 않고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기 때문이다. 좁게 심으면 덩굴끼리 경쟁하다 보니 꼬투리 맺히는 양이 줄어든다.시골에서 40년째 농사짓는 이모부 말씀이 "콩은 넉넉하게 심어야 많이 난다"는 게 딱 맞는 얘기다. 한 구멍에 몇 개씩 심어야 하냐고? 보통 2-3개씩 심는 게 정석이다.다만, 요즘 판매되는 종자는 발아율이 85-90%로 높아서 2개만 심어도 충분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2개씩 심고, 싹이 다 올라오면 약한 쪽을 솎아내는 방식을 선호한다.| 파종 방법 | 발아율 | 솎아내기 필요 | 수확량(주당) | 추천 대상 |
|---|---|---|---|---|
| 직파 1알 | 70-80% | 불필요 | 15-20개 | 숙련자 |
| 직파 2알 | 85-95% | 필요 | 20-25개 | 일반 |
| 직파 3알 | 90% 이상 | 필수 | 18-22개 | 초보자 |
| 모종 정식 | 95% 이상 | 불필요 | 25-30개 | 초보자 |
모종을 구입해서 정식하는 방법도 있다. 시중에 판매하는 호랑이콩 모종은 보통 5월 초에 나오는데, 개당 가격이 1,000-2,000원 선이다.
씨앗 한 봉지(50알 내외)가 3,000-5,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비싸지만, 초보자에게는 오히려 경제적일 수 있다. 발아 실패로 다시 사는 걸 생각하면 말이다.씨앗을 선택할 때도 팁이 있다. 농협이나 종묘사에서 판매하는 종자는 대부분 품종 보증이 되어 있어 안심할 수 있다.반면 인터넷에서 파는 저가 종자는 발아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꽤 있다. 작년에 지인이 2,000원짜리 종자를 샀다가 30%만 발아해서 낭패를 본 사례도 있다.파종 전 씨앗 처리도 해주면 좋다. 콩류는 껍질이 단단해서 물을 충분히 흡수해야 싹이 트기 쉽다.나는 24시간 정도 물에 불렸다가 심는데, 이렇게 하면 발아 기간이 2-3일 단축된다. 단, 너무 오래 불리면 씨앗이 물러져서 썩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게 배수 문제다. 호랑이콩은 습기에 약하다.장마철에 물이 고이는 곳에 심으면 뿌리가 썩어서 식물 전체가 죽어버린다. 텃밭을 만들 때 두둑을 높게 해주거나, 경사진 곳을 선택하는 게 좋다.씨앗을 심고 나면 물을 충분히 줘야 한다. 처음 1주일은 흙이 마르지 않게 매일 물을 주는 게 좋다.하지만 과습은 금물. 겉흙이 말랐을 때만 주는 원칙을 지키면 된다. 이제 파종 방법을 알았으니, 실제 재배 과정에서 마주칠 문제들에 대비해야 한다.호랑이콩을 키우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난관이 꼭 생기기 마련이다.물주기와 병해충, 이렇게 대비하라
호랑이콩을 처음 키울 때 가장 당황했던 건 갑자기 잎이 노래지는 현상이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질소 부족"이라는 둥 "물 과다"라는 둥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농사짓는 형님한테 물어보니 "그냥 더운 거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호랑이콩은 더위에 꽤 강한 편이지만, 한낮의 직사광선에는 약하다.특히 꽃이 피고 콩꼬투리가 맺히는 7-8월에는 물 관리가 생명이다. 이 시기에 물이 부족하면 꽃이 떨어져서 수확량이 확 줄어든다.물 주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아침이나 저녁에 주는 게 가장 좋다. 한낮에 찬물을 주면 뿌리에 충격이 가서 성장이 멈출 수 있다.경험상 일주일에 2-3번, 흙 상태를 보면서 주는 게 적당하다. 겉흙이 2-3cm 깊이까지 말랐을 때가 물 줄 타이밍이다.흙도 중요하다.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가 이상적이다.너무 끈적한 찰흙에서는 뿌리가 숨을 못 쉬어서 썩기 쉽다. 만약 밭이 찰흙이라면, 모래나 유기질 비료를 섞어서 토양을 개량하는 게 좋다.| 병해충 종류 | 증상 | 발생 시기 | 방제 방법 | 예방 팁 |
|---|---|---|---|---|
| 진딧물 | 잎 뒷면 기생, 잎 말림 | 5-6월 | 님오일, 비눗물 | 개미 차단 |
| 탄저병 | 잎에 갈색 반점 | 장마철 | 석회보르도액 | 통풍 확보 |
| 노균병 | 잎에 흰 곰팡이 | 7-8월 | 유황합제 | 배수 개선 |
| 콩나방 | 꼬투리 속 애벌레 | 8-9월 | BT균제 | 조기 수확 |
진딧물이 가장 흔한 해충인데, 초기에 발견하면 손으로 털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방치하면 개체 수가 급증해서 식물 전체를 망친다.
나는 예방 차원에서 마늘 물을 뿌려주는데, 효과가 꽤 좋았다. 마늘 5-6쪽을 으깨서 물 1L에 하루 동안 우려내면 끝.탄저병은 장마철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비가 오래 내리면 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면서 점차 퍼져나간다. 예방이 최선이라서,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석회보르도액을 뿌려주는 게 좋다.시중에 판매하는 제품 가격은 1L에 8,000-15,000원 선이다. 한 가지 팁을 더 주자면, 호랑이콩 주변에 메리골드를 심는 거다.메리골드는 뿌리에서 해충을 쫓는 물질을 분비해서 진딧물과 선충을 예방해준다. 씨앗 한 봉지가 2,000원 정도니까 경제적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이다.비료도 적절히 줘야 한다. 호랑이콩은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해서 질소를 스스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질소 비료는 많이 필요하지 않다.오히려 질소가 과다하면 덩굴만 무성하고 꼬투리 맺힘이 적어진다. 인산과 칼륨이 더 중요하다.꼬투리와 씨앗이 잘 발달하려면 이 두 성분이 충분해야 한다. 밑거름으로 퇴비를 충분히 넣어주고, 웃거름은 꽃이 피기 시작할 때 한 번만 줘도 충분하다.지난해에는 깜빡하고 비료를 안 줬더니 꼬투리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그 경험 이후로는 꼬투리가 맺히기 시작할 때 액비를 한 번 더 주고 있다.유기농 액비는 1L에 5,000-8,000원으로 부담 없는 가격이다. 자, 이제 병해충 관리 방법을 알았으니 실제로 수확할 때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차례다.수확 시기를 놓치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수확 시기와 보관, 마지막 관문을 넘어라
호랑이콩이 익어가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재미있다. 처음에는 초록색이었다가 서서히 호랑이 무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치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수확 시기를 판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꼬투리 색깔을 보는 거다.꼬투리가 갈색으로 변하고, 호랑이 무늬가 선명해지면 수확할 때가 된 것이다. 보통 7월 중순부터 8월까지가 수확기인데, 지역과 기후에 따라 차이가 있다.너무 일찍 수확하면 콩알이 여물지 않아서 저장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너무 늦게 수확하면 꼬투리가 터져서 씨앗이 흩어져 버린다.이 타이밍 잡기가 생각보다 까다롭다. 내 경험상 하단부 꼬투리가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수확을 시작하는 게 좋다.위쪽 꼬투리는 아직 푸르러도 괜찮다. 호랑이콩은 아래부터 익기 때문에 여러 번에 나눠서 수확해야 한다.| 수확 시기 | 꼬투리 상태 | 콩알 상태 | 용도 | 보관 기간 |
|---|---|---|---|---|
| 7월 중순 | 연두색-담갈색 | 반쯤 여물음 | 생식, 요리 | 1-2주(냉장) |
| 7월 하순 | 갈색 50% | 70-80% 여물음 | 삶기, 찌기 | 1개월(냉동) |
| 8월 초 | 갈색 80% | 완전 여물음 | 저장용 | 6개월-1년 |
| 8월 중순 이후 | 완전 갈색 | 마름 | 종자용 | 1년 이상 |
수확 방법도 신경 써야 한다. 꼬투리를 잡아당기면 덩굴이 손상될 수 있으니 가위로 잘라내는 게 안전하다.
나는 작은 원예 가위를 사용하는데, 5,000원짜리면 충분하다. 수확한 호랑이콩은 바로 보관하면 안 된다.수분이 많아서 곰팡이가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4-5일 정도 그늘에서 말린 후에 껍질을 벗겨서 보관해야 한다.직사광선에 말리면 껍질이 너무 딱딱해져서 벗기기 어려워진다. 껍질 벗기는 작업이 생각보다 노가다다.한 번에 많이 하려면 손가락이 아파서 고생한다. 나는 tv 보면서 조금씩 까는 걸 취미로 삼고 있다.가족과 함께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보관 방법은 용도에 따라 다르다.바로 먹을 거라면 껍질 벗긴 콩을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면 1-2주 정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장기 보관하려면 냉동이 최고다.지퍼백에 넣어서 공기를 빼고 냉동하면 6개월 이상 보관 가능하다. 말린 콩으로 보관할 수도 있다.완전히 마른 콩은 밀폐 용기에 넣어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면 1년 이상 보관된다. 다만, 습기에 약하니까 제습제를 함께 넣어두는 게 좋다.실리카겔 제습제는 1,0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지난해에 수확한 호랑이콩을 냉동 보관했다가 겨울에 꺼내 먹었는데, 맛과 식감이 거의 그대로였다.해동할 때는 찬물에 담가서 서서히 녹이는 게 좋다. 전자레인지로 급속 해동하면 식감이 물러진다.호랑이콩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밥에 넣어 먹으면 고소하고, 삶아서 나물로 무쳐도 맛있다.찌개나 조림에도 잘 어울린다. 영양가도 풍부해서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많아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다.시중에서 판매하는 호랑이콩 가격은 500g에 8,000-15,000원 선이다. 직접 재배하면 씨앗값(3,000-5,000원)만 들고 여러 해 먹을 수 있으니 경제적이다.게다가 키우는 재미까지 있으니 일석이조다. 이제 호랑이콩 심기부터 수확, 보관까지 모든 과정을 알았다.남은 건 직접 해보는 것뿐이다. 텃밭이 없어도 화분에서 키울 수 있으니 부담 갖지 말자. 올봄에 한 번 도전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