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콩 심는 시기와 수확시기, 파종 방법에 따른 재배 환경 차이

2026-05-21 · Uncategorized · 읽는데 13분

메주콩 심는 시기와 수확시기, 파종 방법에 따른 재배 환경 차이

썸네일

텃밭을 시작한 지 3년 차가 되던 해, 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메주콩을 5월 초에 너무 일찍 심어버린 것이다.

그해 봄은 유난히 쌀쌀했고, 발아율은 60%도 채 되지 않았다. 결국 다시 파종해야 했고, 수확량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메주콩 재배의 모든 것을 풀어보려 한다.

메주콩 심는 시기, 지역별로 이렇게 다르다

농촌진흥청의 연구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메주콩의 파종 시기가 단 10일만 늦어져도 수확량이 평균 15-20% 감소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너무 일찍 심으면 저온 피해를 입어 발아율이 급감한다. 이 미묘한 타이밍을 잡는 게 첫 번째 관문이다.

우리나라 남부 지역과 중부 지역의 기온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4월 초 부산의 평균 기온이 12.3℃라면, 같은 시기 서울은 9.8℃에 불과하다.

이런 차이가 메주콩 심는 시기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지역 적정 파종 시기 평균 기온(파종기) 수확 예상 시기 주의사항
남부(경남, 전남) 4월 초-중순 12-15℃ 8월 하순-9월 초 늦서리 주의
중부(경기, 충청) 4월 중순-하순 10-13℃ 9월 중순-하순 장마 대비 배수
북부(강원, 경북) 5월 초-중순 8-11℃ 9월 하순-10월 초 조생종 선택
제주 3월 하순-4월 초 13-16℃ 8월 중순-하순 고온 피해 대비

내가 두 번째로 메주콩을 심었을 때는 이 표를 벽에 붙여놓고 작업했다. 충북 지역이라 4월 20일경에 파종했는데, 그해 4월 말 갑작스러운 한파가 찾아왔다.

다행히 발아 직후라 큰 피해는 없었지만, 이를 계기로 기상청 중기예보를 매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조생종과 만생종의 차이다.

조생종은 파종 후 70-80일이면 수확이 가능하지만, 만생종은 90-110일까지 걸린다. 북부 지역에 살고 있다면 무조건 조생종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강원도 철원에서 메주콩 농사를 짓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만생종을 심었다가 첫서리에 당해 수확량이 30% 이상 줄어든 경우가 많다고 한다.

파종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재배 환경

메주콩을 심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직접 파종, 모종 이식, 그리고 점뿌림 방식이다.

각 방법마다 장단점이 확연히 갈리는데, 여기에 대한 내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겠다. 첫 해에 나는 직접 파종을 선택했다.

6월 초, 땅을 고르고 씨앗을 뿌렸다. 그런데 일주일 후 상황이 심각했다.

새떼가 씨앗을 모조리 파먹은 것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직접 파종 시 새 피해로 인한 종자 손실률이 평균 25%에 달한다고 한다.

충격적인 수치다.

파종 방법 발아율 새 피해율 노동 시간(10a 기준) 초기 생육 속도 추천 대상
직접 파종 65-75% 20-30% 2-3시간 빠름 대규모 농가
모종 이식 90-95% 5% 미만 6-8시간 느림 소규모 텃밭
점뿌림 80-85% 10-15% 3-4시간 보통 중간 규모

직접 파종의 가장 큰 단점은 새 피해와 발아율 저하다. 반면 모종 이식은 발아율이 90%를 넘지만, 초기 생육이 느리고 작업 시간이 두 배 이상 소요된다.

나는 지금 3년째 점뿌림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구멍당 2-3알씩 심고, 발아 후 솎아내는 방식이다.

파종 깊이도 중요한 변수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파종 깊이가 3cm일 때 발아율이 88%로 가장 높았다.

5cm로 깊게 심으면 발아율이 72%로 떨어지고, 1cm로 얕게 심으면 65%까지 낮아졌다. 흙의 수분 유지와 온도가 발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랑의 높이도 재배 환경을 좌우한다. 배수가 잘되는 사질토에서는 평이랑(높이 10cm)으로 충분하지만, 점토 함량이 높은 땅에서는 높은 이랑(25-30cm)이 필수다.

2022년 장마철, 내 텃밭은 높은 이랑 덕분에 무사했지만, 옆 밭은 물에 잠겨 콩이 모두 썩어버렸다. 이랑 높이 하나로 희비가 갈린 셈이다.

다른 내용도 보러가기 #1

품종 선택이 수확량을 좌우한다

메주콩 품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용도'다. 장류용, 나물용, 밥밑용(서리태 등)에 따라 품종이 완전히 다르다.

농촌진흥청이 2023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장류용 메주콩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은 '대풍2호'와 '선풍'이다.

품종명 용도 수확량(10a당) 도복 저항성 병해충 저항성 재배 적합 지역
선풍 장류용 320-350kg 강함 중간 전국
대찬 장류용 300-330kg 매우 강함 강함 중부 이남
청미인 녹색콩 280-310kg 중간 강함 남부
세움 검정콩 260-290kg 강함 중간 전국

'선풍'은 수확량이 많고 쓰러짐에 강해 기계 수확에 최적화된 품종이다. 반면 '대찬'은 선풍보다 수확량이 약간 적지만, 불마름병과 노균병에 강해 친환경 재배에 적합하다.

내가 작년에 심었던 '대찬'은 장마철에도 병해 없이 잘 자라줬다. 색깔 있는 콩을 원한다면 '청미인'이나 '세움'을 고려해볼 만하다.

청미인은 녹색 콩으로 불마름병에 강하지만, 수확 후 햇빛에 노출되면 껍질 색이 연해지는 단점이 있다. 세움은 쥐눈이콩으로 불리는 검정콩인데, 기존 품종의 도복 문제를 개선했다.

품종 선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하나는 '종자 소독'이다. 아무리 좋은 품종이라도 종자 소독을 하지 않으면 발아율이 20% 이상 떨어진다.

농약에 민감하다면 60℃温水에 10분간 담갔다가 식히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내가 이 방법을 썼을 때 발아율이 85%에서 93%로 올랐다.

순지르기와 북주기, 생략하면 후회한다

메주콩 재배에서 가장 많이 생략되는 작업이 바로 순지르기와 북주기다. 귀찮아서, 혹은 몰라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작업을 제때 해주면 수확량이 20-30% 증가한다는 건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순지르기는 본잎이 5-7장 나왔을 때 첫 번째로 해준다.

생장점을 잘라주면 곁가지 발생이 촉진돼 꼬투리 수가 늘어난다. 15일 후 두 번째 순지르기를 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서리태의 경우 세 번째까지 해주기도 하는데, 꽃이 피기 전에 마쳐야 한다.

작업 시기 작업 내용 효과 주의사항
본잎 2-3장 첫 북주기 도복 방지, 통기성 개선 떡잎까지 흙 덮기
본잎 5-7장 첫 순지르기 곁가지 발생 촉진 맑은 날 실시
첫 순지르기 후 15일 두 번째 순지르기 꼬투리 수 증가 비 오는 날 피할 것
개화 전 세 번째 순지르기(선택) 최대 수확량 확보 꽃 핀 후 금지

북주기는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 시작한다. 떡잎이 난 자리까지 흙을 덮어주면 뿌리 발달이 좋아지고 쓰러짐을 방지할 수 있다.

보통 2-3회 실시하는데, 김매기를 겸하면 효율이 두 배다. 내가 가장 크게 실수한 부분은 바로 이 순지르기였다.

첫 해에는 순지르기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수확량이 예상의 절반도 안 나왔다. 키만 높게 자라고 꼬투리는 듬성듬성 달렸다.

반면 순지르기를 철저히 한 이듬해에는 키는 낮아졌지만 꼬투리가 빽빽하게 열렸다.

수확 시기, 놓치면 큰일 난다

메주콩 수확 시기는 용도에 따라 다르다. 풋콩으로 먹을 거라면 꼬투리가 푸르고 도톰할 때 수확한다.

보통 7월 하순에서 8월 초순이다. 하지만 메주용이나 장류용으로 쓸 거라면 완전히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완전히 익은 콩의 수확 신호는 세 가지다. 첫째, 꼬투리가 갈색으로 변한다.

둘째, 잎이 노랗게 변해 떨어진다. 셋째, 줄기가 마르면서 갈색으로 변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됐을 때가 최적의 수확 시기다.

수확 용도 수확 시기 꼬투리 상태 보관 방법 유통 기한
풋콩 7월 하순-8월 초 푸르고 도톰 냉장 보관 1주일
메주용 9월 중순-10월 초 갈색, 마른 상태 건조 후 밀폐 1년
종자용 10월 초-중순 완전 건조 저온 저장 2년

수확 시기를 놓치면 큰 문제가 생긴다. 꼬투리가 터지면서 콩알이 땅에 떨어져 손실이 발생한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수확이 10일 늦어지면 약 15%의 수확량이 손실된다고 한다. 300평 기준으로 50kg 정도가 날아가는 셈이다.

수확 후 관리도 만만치 않다. 비 오는 날 수확하면 콩이 물러서 변질되기 쉽다.

반드시 맑은 날 오전에 수확해 그늘에서 3-4일간 건조시켜야 한다. 직사광선에 말리면 껍질이 벗겨지고 품질이 떨어진다.

내가 작년에 수확한 메주콩은 건조 후 비닐袋에 넣어 냉장 보관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신선함이 유지되고 있다.

습기만 조심하면 생각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다른 내용도 보러가기 #2

병해충 관리, 사전 예방이 최선

메주콩 재배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병해충이다. 특히 노균병, 자주무늬병, 탄저병은 발생하면 회복이 어렵다.

해충 중에서는 노린재가 가장 큰 피해를 준다. 노균병의 초기 증상은 잎 표면에 나타나는 부정형의 퇴색 반점이다.

병이 진행되면 잎 뒷면에 흰 곰팡이가 생긴다. 예방이 최선인데, 밀식을 피하고 통풍을 좋게 하는 게 기본이다.

병해충 주요 증상 발생 시기 예방 방법 치료 방법
노균병 잎 퇴색, 흰 곰팡이 7-8월 장마철 통풍 개선, 저항성 품종 적용 약제 살포
자주무늬병 종자 자색 변색 수확기 종자 소독, 윤작 감염株 제거
탄저병 갈색 반점, 낙엽 생식생장기 건전 종자 사용 방제 약제 살포
노린재 종자 흡즙, 쭉정이 7-9월 주변 잡초 제거 포충망 설치

자주무늬병에 걸린 콩은 자주색으로 변색돼 상품 가치가 완전히 떨어진다. 이 병은 종자 소독만 철저히 해도 8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탄저병은 습한 환경에서 급속도로 퍼지므로 장마철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노린재는 내 경험상 가장 까다로운 해충이다.

작년에 내 텃밭에 노린재가 대거 발생했는데, 포충망을 설치하고 주변 잡초를 제거한 후에야 겨우 막을 수 있었다. 농약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면, 개미와 무당벌레 같은 천적을 유인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병해충 관리의 핵심은 '돌려짓기'다. 콩과 작물을 같은 자리에서 2년 이상 재배하면 병해충 발생률이 2배 이상 증가한다.

최소 3년 이상의 윤작을 권장한다. 나는 올해 콩을 심었던 자리에는 내년에 고추나 배추를 심을 계획이다.

메주콩 재배는 단순해 보이지만,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작업이다. 파종 시기 하나, 품종 선택 하나가 수확량을 좌우한다.

직접 경험하고 실패를 통해 배운 이 모든 노하우가 여러분의 메주콩 재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내년에는 더 많은 수확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관련 영상

같이 보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