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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충남 서산의 한 밭에서 70대 노농을 만났습니다. 그는 갓 김치를 담그려는 손님들에게 "올해는 너무 늦게 심었어요"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실제로 그 농부는 9월 중순에 씨를 뿌렸는데, 예년보다 수확량이 40% 가까이 줄었다고 합니다. 갓은 생각보다 예민한 작물입니다.심는 시기가 일주일만 늦어져도 생육이 확 달라지고, 결국 수확량과 맛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저도 처음에는 "갓이 뭐 대단하다고?"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키워보니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심는 시기가 수확량을 결정한다
갓은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대표적인 작물입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2023년 자료를 보면, 갓의 최적 발아 온도는 20-25℃입니다.
하지만 실제 밭에서 자라는 동안에는 15-20℃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왜일까요? 온도가 너무 높으면 꽃대가 일찍 올라오고, 잎은 억세지며 쓴맛이 강해집니다.반대로 너무 낮으면 생육이 느려져 수확 시기가 늦춰지죠.우리나라에서 갓을 심는 적정 시기는 지역별로 확연히 다릅니다. 제가 여러 농가를 직접 돌아다니며 취재한 내용과 농촌진흥청의 표준 재배력을 종합해보면 이렇습니다.
| 지역 | 봄재배 파종시기 | 가을재배 파종시기 | 수확까지 기간 | 10a당 수확량(kg) |
|---|---|---|---|---|
| 중부지역(경기, 충청) | 4월 초중순 | 8월 하순-9월 초순 | 40-50일 | 3,500-4,500 |
| 남부지역(전라, 경상) | 3월 하순-4월 초 | 9월 중순-10월 초 | 35-45일 | 4,000-5,000 |
| 제주지역 | 2월 하순-3월 초 | 9월 하순-10월 중순 | 30-40일 | 4,500-5,500 |
이 표를 보면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제주 지역이 가장 일찍 심고 가장 늦게까지 심는다는 거죠. 기후 차이 때문입니다.
제주는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크게 내려가지 않아서 노지 월동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제주 구좌읍의 한 갓 농장에서 만난 40대 농부는 "11월에도 갓을 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그는 "김장철 수요를 겨냥해 일부러 늦게 심는다"고 덧붙였죠.여기서 중요한 건 파종 시기와 수확량이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위 표를 보면 같은 지역이라도 봄보다 가을재배의 수확량이 더 많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갓은 장일식물입니다. 해가 길어지면 꽃대가 올라옵니다.봄에 심으면 날이 점점 길어지니까 꽃대가 일찍 나와서 잎의 질이 떨어집니다. 반면 가을에 심으면 날이 짧아지면서 잎이 더 두터워지고, 영양이 잎으로 집중됩니다.실제 수치로 확인해보겠습니다. 2022년 충남농업기술원의 시험 결과, 봄재배 갓의 평균 수확량은 3,200kg/10a였습니다.반면 같은 품종을 가을에 재배했을 때는 4,800kg/10a로 무려 50%나 더 많이 났습니다. 단순히 시기 차이만으로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그럼 무조건 가을에 심는 게 좋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봄 갓은 연하고 아린 맛이 덜해서 생채나 겉절이용으로 인기가 좋습니다. 가격도 가을 갓보다 1.5-2배 비싸게 팔립니다.즉, 수확량은 적지만 단가가 높아서 농가 입장에서는 나름의 장점이 있는 거죠.제 경험을 하나 말씀드리면, 2021년 봄에 처음 갓을 심어봤습니다. 4월 5일에 파종했는데, 그해 봄이 유난히 더웠습니다.
4월 말부터 낮 기온이 25℃를 넘기 시작했고, 결국 5월 중순에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수확량은 예상보다 30% 정도 줄었습니다.반면 그해 가을(9월 1일 파종)에는 선선한 날씨 덕분에 잎이 두터워지고 수확량도 많았습니다. 갓 심는 시기를 결정할 때는 단순히 달력만 보면 안 됩니다.그해의 기상 예보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9월 초에 태풍이 올 것 같으면 파종을 일주일 정도 늦추는 게 좋습니다.갓 씨앗은 싹이 튼 직후 물에 잠기면 썩기 쉽기 때문입니다.파종 방법, 이렇게만 하면 실패 없다
갓 파종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그냥 흙 뿌리고 씨앗 뿌리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얘기가 다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했다가 망한 경험이 있습니다. 2020년 봄, 텃밭에 갓 씨앗을 무작정 뿌렸습니다.그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싹은 전체의 30% 정도만 올라왔고, 올라온 것들도 대부분 웃자라서 가늘고 약했습니다.왜 그런 걸까요?갓 씨앗은 아주 작습니다. 1g에 약 500-600립 정도 됩니다.
이렇게 작은 씨앗이 땅속에서 제대로 발아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토양 수분이 충분해야 합니다.둘째, 씨앗이 흙과 잘 밀착되어야 합니다. 셋째, 적당한 깊이에 심어야 합니다.농촌진흥청의 표준 파종 방법을 보면, 갓은 0.5-1cm 깊이로 심는 것이 적당합니다. 너무 깊으면 싹이 땅을 뚫고 나오지 못하고, 너무 얕으면 물이 증발해서 씨앗이 마릅니다.실제 농가에서 쓰는 파종 방법을 비교해보겠습니다.| 파종 방법 | 장점 | 단점 | 적합한 상황 |
|---|---|---|---|
| 조파(줄뿌림) | 통풍 좋고, 잡초 제거 쉬움 | 노동력 많이 필요 | 노지 대량 재배 |
| 산파(흩어뿌림) | 빠르고 간편 | 발아율 불균일, 솎음 필요 | 소규모 텃밭 |
| 점파(구멍뿌림) | 씨앗 절약, 생육 균일 | 시간 오래 걸림 | 고품질 생산 목적 |
| 세조파 | 중간 형태, 균일도 좋음 | 장비 필요 | 중간 규모 농가 |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세조파입니다. 세조파는 좁은 간격으로 줄을 만들어 심는 방법인데, 기계를 사용하면 빠르고 균일하게 파종할 수 있습니다.
농가에서 많이 쓰는 파종기를 사용하면 1시간에 1,000㎡ 정도 작업이 가능합니다. 파종 전 토양 준비도 중요합니다.갓은 배수가 잘 되는 사양토에서 가장 잘 자랍니다. pH는 6.0-6.5가 적당합니다.너무 산성이면 생육이 나빠지고, 알칼리성이면 철분 결핍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경험한 사례를 하나 들겠습니다.2022년 가을, 경기도 이천의 한 농가를 방문했습니다. 그 농부는 파종 전에 퇴비를 1,000㎡당 1,000kg 정도 넣었습니다.하지만 질소 비료를 너무 많이 준 탓에 갓이 웃자라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잎은 크게 자랐지만, 조직이 물러서 병에 걸리기 쉬웠고, 저장성도 떨어졌습니다.반대로 충남 서산의 다른 농가는 밑거름으로 인산과 칼리를 위주로 주고, 질소는 웃거름으로 나눠서 줬습니다. 그 결과 잎이 두터워지고, 색깔도 진한 녹색을 띠었습니다.시장에서도 이 농가의 갓이 더 비싸게 팔렸습니다. 파종 후 관리도 중요합니다.갓 씨앗은 파종 후 3-5일이면 싹이 나옵니다. 이때 중요한 게 관수입니다.싹이 나올 때까지 흙이 마르지 않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씨앗이 썩거나, 모잘록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제가 쓰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파종 전에 밭에 물을 충분히 줘서 흙을 촉촉하게 만듭니다.그리고 파종한 다음에는 가볍게 물을 줘서 씨앗과 흙이 밀착되도록 합니다. 이후에는 흙 표면이 마르면 안개 분무식으로 가볍게 물을 줍니다.파종 간격도 신경 써야 합니다. 너무 좁으면 경쟁이 심해져서 개체가 약해지고, 너무 넓으면 땅이 아깝습니다.줄 간격은 15-20cm, 포기 간격은 10-15cm가 적당합니다. 이 간격으로 심으면 1㎡당 약 40-60주의 갓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여기서 팁 하나를 더 드리겠습니다. 갓 씨앗은 발아율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집니다.1년 된 씨앗의 발아율은 70-80%, 2년 된 씨앗은 50-60%로 떨어집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당해 수확한 씨앗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씨앗을 구매할 때는 생산 연도를 반드시 확인하세요.재배 기간, 숫자보다 중요한 건 관리
갓의 재배 기간은 보통 30-50일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갓의 상태를 보고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겁니다. 갓의 생육 단계를 보면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발아기(파종 후 3-7일), 생육 초기(7-14일), 생육 중기(14-30일), 생육 후기(30일 이후)입니다. 각 단계마다 관리 방법이 다릅니다.| 생육 단계 | 기간(파종 후) | 주요 관리 포인트 | 주의할 점 |
|---|---|---|---|
| 발아기 | 3-7일 | 토양 수분 유지 | 과습 주의, 모잘록병 예방 |
| 생육 초기 | 7-14일 | 솎음, 제초, 첫 웃거름 | 밀식 방지, 병충해 예찰 |
| 생육 중기 | 14-30일 | 관수, 중경 제초, 2차 웃거름 | 진딧물, 배추좀나방 주의 |
| 생육 후기 | 30-50일 | 수확 시기 판단 | 꽃대 올라오기 전 수확 |
생육 초기의 솎음 작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많은 초보 농부들이 이걸 소홀히 합니다.
"조금 빽빽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큰 착각입니다. 제가 직접 비교 실험을 해봤습니다.2023년 가을, 같은 날 심은 갓을 두 구역으로 나눠서 한쪽은 솎음을 철저히 하고, 다른 쪽은 솎음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극명했습니다.솎음을 한 구역은 개체당 잎 수가 평균 12-15장, 잎 길이 25-30cm였습니다. 반면 솎음을 하지 않은 구역은 개체당 잎 수가 6-8장, 잎 길이도 15-20cm에 불과했습니다.수확량도 솎음을 한 구역이 30% 더 많았습니다. 솎음 시기는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가 적당합니다.이때 약한 개체나 너무 빽빽한 부분을 골라 뽑아줍니다. 최종적으로 포기 간격이 10-15cm가 되도록 조절합니다.생육 중기의 관수도 중요합니다. 갓은 수분을 좋아하지만, 과습에는 약합니다.특히 장마철에는 배수 관리가 생명입니다. 밭고랑을 깊게 파서 물이 고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제가 아는 충북 괴산의 한 농부는 관수 시스템을 자동으로 만들어 놨습니다. 토양 수분 센서를 설치해서 수분 함량이 40%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물을 주도록 설정했죠. 그 결과 갓의 생육이 훨씬 균일해졌다고 합니다.생육 후기에는 병충해 관리가 중요합니다. 갓에 잘 생기는 병은 무름병, 노균병, 흰가루병 등입니다.해충으로는 진딧물, 배추좀나방, 파밤나방 등이 있습니다. 화학 농약을 쓰기 싫다면, 천적이나 유기농 자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예를 들어, 진딧물은 무당벌레 유충이 잘 잡아먹습니다. 배추좀나방은 BT균을 이용한 미생물 농약으로 방제할 수 있습니다.수확 시기는 재배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생식용으로 쓸 거라면 파종 후 25-30일, 김치용으로 쓸 거라면 35-45일 정도가 적당합니다.이때 잎이 너무 크면 질겨지고, 너무 작으면 양이 적습니다. 수확 방법도 간단합니다.뿌리째 뽑거나, 밑동에서 1-2cm 위를 잘라서 수확합니다. 뿌리째 뽑으면 보관 기간이 길어지고, 잘라서 수확하면 재생해서 두 번 수확할 수 있습니다.두 번 수확하는 방법을 아시나요? 첫 번째 수확할 때 밑동을 남겨두고 자르면, 10-15일 후에 새 잎이 나옵니다. 이렇게 하면 한 번 심고 두 번 수확할 수 있습니다.물론 두 번째 수확량은 첫 번째의 60-70% 정도지만, 그래도 추가 수확이 가능하다는 건 매력적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 드디어 수확입니다.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수확 후 관리도 중요합니다.갓은 수확 후에도 호흡을 계속합니다. 따라서 온도 관리가 중요합니다.수확 직후에는 그늘에 두고, 가능하면 4℃ 전후로 보관하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농가에서 갓을 저장할 때는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 보관합니다.이때 봉지 안에 물기를 약간 남겨두면 시들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이 너무 많으면 썩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갓 재배는 생각보다 까다롭지만,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 직접 키운 갓으로 김치를 담그면 그 맛이 완전히 다릅니다.시중에서 파는 갓보다 향이 진하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너무 큰 면적보다는 10-20㎡ 정도의 작은 텃밭에서 시작해보세요.거기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점점 넓혀가는 게 실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갓 재배의 핵심은 결국 '시기'와 '관리'입니다.심는 시기를 잘 맞추고, 생육 단계별로 적절한 관리를 해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여러 번 실패했지만, 지금은 매년 성공적으로 갓을 수확하고 있습니다.여러분도 올해는 갓 심는 시기를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파종부터 수확까지의 과정을 직접 경험해보세요.분명히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