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만 봐도 이건 사면 안 된다는 게 보입니다 식용유 속 트랜스지방 0g의 함정

2026-08-02 · 건강 · 읽는데 5분

시중에 파는 식용유 대부분의 라벨에는 '트랜스지방 0g'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표기가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상 100g당 트랜스지방이 0.2g 미만이면 '0g'으로 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라벨만 믿고 아무 기름이나 집었다간 생각보다 많은 트랜스지방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식용유 영양성분 표시, '0g'이라는 문구를 믿어도 될까

식용유를 고를 때 영양성분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항목이 트랜스지방일 겁니다. '트랜스지방 0g'이라는 문구는 소비자에게 건강한 선택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미량의 트랜스지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식약처 기준에 따르면 100g당 0.2g 미만이면 '0'으로 표시할 수 있어서, 제품 하나를 다 먹었을 때는 0.2g 이상의 트랜스지방을 섭취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런 표시 규정은 비단 식용유에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영양성분 표시에서 모든 영양소는 일정 기준 이하일 때 '0'으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당류도 마찬가지로 0.5g 미만이면 '0g'으로 표시됩니다. 따라서 '0'이라는 숫자에 안심하기보다는, 제품의 원료와 가공 방식을 함께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트랜스지방 0g 표기의 기준과 부분경화유의 종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이후 부분경화유의 사용을 사실상 금지했습니다. 부분경화유는 액체 상태의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해 고체 상태로 만든 것으로, 이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 대량으로 생성됩니다. 과거에는 마가린, 쇼트닝, 과자, 빵 등에 널리 쓰였지만, 현재는 효소 가공 방식으로 대체되어 시판되는 식용유의 트랜스지방 함량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시판되는 식용유의 트랜스지방은 어디서 발생하는 걸까요? 바로 정제 과정입니다. 식물성 원료에서 기름을 짜낸 후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제 과정에서 고온 처리가 이루어지는데, 이때 미량의 트랜스지방이 자연적으로 생성됩니다. 대부분의 식용유가 이 정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라벨에 '0g'이라고 적혀 있어도 완전한 무첨가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식용유 종류별 트랜스지방 함량 차이, 무엇을 봐야 할까

식용유는 원료에 따라 트랜스지방 함량이 다릅니다. 정제 과정을 거친 대부분의 식용유는 0.2g/100g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일부 원료에서는 자연 상태에서도 트랜스지방이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들기름이나 올리브유 엑스트라버진(EXV)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거나 최소한의 가공만 하기 때문에, 원료 자체에 포함된 미량의 트랜스지방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식용유를 고를 때는 라벨의 '0g' 표기보다는 다음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1회 제공량(1회 사용량) 기준이 아닌 100g당 수치로 비교할 것
  • 정제 과정을 거친 제품인지, 냉압착(콜드프레스) 방식인지 확인할 것
  • 부분경화유, 쇼트닝, 마가린이 원료에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할 것
  • 트랜스지방 수치와 함께 포화지방 함량도 함께 비교할 것

포화지방도 과다 섭취 시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트랜스지방만 신경 쓰다가 포화지방이 높은 기름을 선택하면 건강 관리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지방산 수치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름의 산패와 트랜스지방 생성, 보관법이 중요한 이유

기름은 보관 상태에 따라서도 트랜스지방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기름이 공기, 빛, 열에 노출되면 산패가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지방산 구조가 변형되면서 트랜스지방이 새로 생길 수 있습니다. 산패가 진행된 기름은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나고,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증가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기름의 산패를 늦추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고, 사용 후에는 뚜껑을 꼭 닫아 공기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또한 기름을 보관할 때 항산화 성분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기름의 산패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며, 사용하려는 식용유의 5% 정도(500ml 기준 소주컵 반컵)의 녹차 잎을 첨가하면 산패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합니다.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는 식용유 선택 기준

식용유를 고를 때는 라벨의 강조 문구보다 영양성분표 전체를 읽는 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트랜스지방 0g'이라는 문구는 모든 식용유에 동일하게 적혀 있기 때문에, 제품 간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대신 100g당 지방 함량과 포화지방 수치, 원료명을 확인하는 것이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식용유는 요리 방식에 따라 선택 기준도 달라집니다. 볶음이나 튀김처럼 고온 조리에는 발연점이 높은 기름이 적합하고, 샐러드 드레싱이나 생으로 먹는 요리에는 냉압착 방식의 기름이 좋습니다. 모든 요리에 하나의 기름을 쓰기보다는, 조리법에 따라 기름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