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 집에 놀러 갔다가, 문 앞에서 남편이 "어, 형님! 오셨어요?"라고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들어오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아내의 누나 남편이었다. 아내 기준으로 보면 형님이 맞지만, 남편 입장에서는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순간 헷갈렸다. 이처럼 인척 호칭은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달라져서 더 어렵게 느껴진다.
남편의 누나 남편은 전통 호칭으로 '동서(同壻)'가 맞고, 현실에서는 '매형', '아주버님', '형님' 등 상황에 맞게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이 호칭들은 가문이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커서, 결혼 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는 상대방 가족이 어떻게 부르는지 살펴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국립국어원에도 이와 비슷한 문의가 꾸준히 올라올 만큼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부분이다.
남편 누나 남편, 왜 이렇게 부르기 애매할까
우리나라 가족 호칭 체계는 유교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조선시대만 해도 대가족이 기본이었고, 호칭 하나로 서열과 예절을 한 번에 드러냈다. 그런데 현대로 오면서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호칭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졌다. 특히 결혼을 하면서 생기는 인척 관계는 더 혼란스럽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는 실제로 "남편의 누나 남편을 뭐라고 부르나요?"라는 질문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30-40대 성인들조차 "결혼 10년 차인데 아직도 헷갈려요"라는 댓글을 남길 정도다. 국립국어원에 접수된 질문 중 결혼 관련 호칭 문의는 전체 상담의 약 23%를 차지한다고 한다(2022년 기준). 그중에서도 '시아주버니', '처남', '형님', '매제' 같은 호칭이 상위권이다.
흥미로운 점은 50대 이상보다 20-30대 젊은 층의 문의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에는 집안 어른들이 호칭을 정해줬지만, 요즘은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40대 남성이 아내의 오빠를 부를 때 나이가 같아서 고민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댓글에는 "저도 그래요", "진짜 애매함" 같은 반응이 100개 넘게 달렸다.
남편 누나 남편, 전통 호칭부터 현실 호칭까지
정답부터 말하면, 전통 호칭으로는 '동서(同壻)'가 맞다. 동서의 원래 의미는 '같은 여자에게 장가든 두 남자' 또는 '두 자매의 남편 사이'를 뜻한다. 즉, 남편의 누나 남편과 본인은 동서 관계인 셈이다. 그런데 이 '동서'라는 말이 문제다. 보통 동서 하면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 형제의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더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0대 직장인은 "처음에 동서라고 하니까 상대방이 '제가 여자처럼 보이냐'고 농담하더라"며 웃어넘겼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어떻게 불러야 할까.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 매형(妹兄): 원래 누나의 남편을 부르는 호칭이지만, 남편의 누나 남편을 부를 때도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 상담 사례를 보면 "매형이라고 불러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가족 간의 합의에 따라 사용 가능하다"고 답변한 경우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무난하고 실용적인 방법이다.
- 형님 또는 형: 남편의 누나 남편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면 이렇게 부르는 것이 무난하다.
- 아주버님: 남편의 누나 남편을 부르는 전통적인 호칭 중 하나다. 다만 남편의 형도 아주버님이라서, 가문에 따라 혼동이 생길 수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일본에서는 남편의 누나 남편을 그냥 '고슈진(ご主人)' 즉 '남편 분'이라고 돌려 말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 정확히 규정하려는 경향이 강해서, 오히려 호칭에 대한 고민을 더 키우는 측면도 있다.
상황별로 정리한 남편 누나 남편 호칭 가이드
이론으로만 알면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구체적인 시나리오별로 어떤 호칭을 선택하면 좋을지 정리해봤다.
첫 만남 자리에서는 공식적인 분위기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매형'을 추천한다. "매형,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격식 있으면서도 관계를 명확히 드러낼 수 있다. 상대방이 나이가 많다면 '형님'도 좋은 선택이다.
명절 모임처럼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는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부르는지 관찰한 후 따라 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남편이 "형님, 이거 드셔보세요"라고 한다면 나도 '형님'이라고 부르면 된다.
남편의 누나 남편과 단둘이 만나는 상황이라면, 나이가 많다면 '형님'을 유지하는 게 무난하고, 나이가 비슷하거나 적다면 "철수 형,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처럼 이름 뒤에 '형'을 붙이는 것도 자연스럽다.
자녀가 있을 때는 아이 입장에서 '이모부'가 맞다. 남편의 누나는 아이에게 '이모'이고, 그 배우자는 '이모부'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가정이 아이가 부르는 호칭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모부'로 통일한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처음 만날 때는 약간 격식 있게 부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편해지는 게 좋다. 처음부터 너무 편하게 부르면 상대방이 불편해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격식 차리면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
가족 호칭, 세대별로 다른 인식
요즘은 전통 호칭보다 실용성을 더 중시하는 추세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굳이 어렵게 부를 필요가 있냐"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의 72%가 "가족 호칭은 편하게 부르는 게 좋다"고 응답했다.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45%만이 동의했다. 세대 간 인식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실제로 요즘 결혼식 답례품이나 청첩장에는 '○○ 가족'이라고만 적고 구체적인 호칭을 생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SNS에서도 "시아버지 대신 아빠", "시어머니 대신 엄마"라고 부르는 사례가 자주 보인다. 이런 변화는 환영할 만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통을 모르는 세대를 양산한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호칭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라며 "무조건 전통을 고수하기보다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고려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중요한 건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다. 우리나라 가족상담센터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결혼 후 3년 이내 신혼기 부부의 67%가 가족 호칭 문제로 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시댁 호칭(45%)과 처갓집 호칭(38%) 순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Q. 남편 누나 남편을 '아주버님'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남편의 누나 남편에 대한 전통적인 호칭 중 하나가 아주버님이다. 다만 남편의 형도 아주버님이라서, 가문에 따라 혼동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에는 남편의 누나 남편을 아주버님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묻는 질문이 많다. 가족 구성원들과 미리 합의가 되었다면 사용 가능하지만, 처음 만나는 자리라면 '매형'이 더 안전하다.
Q. 남편 누나 남편이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 어떻게 부르나요?
나이가 어리다면 '아우님' 또는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나이 차이가 크지 않다면 서로 편한 호칭을 정하는 게 좋다.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 나이와 관계없이 '매형'으로 통일하는 경우도 많다. 중요한 건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음이다.
Q. 아이에게 남편 누나 남편을 뭐라고 알려줘야 하나요?
아이 입장에서는 '이모부'가 맞다. 남편의 누나는 아이에게 '이모'이고, 그 배우자는 '이모부'가 된다. 아이가 부르는 호칭을 따라 어른도 자연스럽게 '이모부'라고 부르면 가족 관계가 단순해진다.
호칭 고민, 이렇게 해결하면 편하다
호칭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가족 관계도가 머릿속에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인척 관계는 선으로 연결하기도 복잡하다. 그래서 직접 그림을 그려보는 걸 추천한다. 종이에 나를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가족 관계를 그리고, 각각의 호칭을 적어보면 내가 어떤 호칭을 모르는지, 어떤 관계가 헷갈리는지 명확해진다. 특히 인척 관계는 색깔을 달리해서 표시하면 더 이해하기 쉽다.
명절이나 가족 모임 전에 배우자와 미리 이야기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배우자는 상대방 가족의 호칭 문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우리 집에서는 형님이라고 불러", "우리 누나는 남편을 매형이라고 부르는 걸 좋아해" 같은 정보를 미리 알면 큰 도움이 된다. 결국 호칭 문제는 부부가 함께 풀어가는 과정에서 더 쉬워진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는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서요"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해주고, "그냥 편하게 ○○라고 불러"라고 말해준다. 이렇게 하면 앞으로의 호칭 문제가 해결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진솔한 관계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의 '국어 상담' 게시판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한 사람들의 질문과 답변을 찾아볼 수 있다.
호칭에 너무 집착하면 오히려 관계가 어색해진다. "이걸 잘못 부르면 큰일 나겠다"는 부담감보다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전하자"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실수해도 괜찮다. 복잡한 호칭 체계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호칭 문제가 오히려 가족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